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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타고 놀 곳이 있어야 G70도 팔린다

기사승인 2017.09.21  12: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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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우토반, 대부분의 차가 시속 150km 이상의 속력을 내며 달린다. 독일 브랜드가 자동차를 잘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고 출력 370마력의 제네시스 G70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시속 270km다. 먼저 출시된 기아차 스팅어도 같은 속도를 낸다. 특수한 조건에서였지만 G70과 스팅어로 최고 속도를 찍는 건 어렵지 않았다.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국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 고성능 모델 개발을 총괄하는 앨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N 브랜드의 신차 2개가 내년 한국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G70, 스팅어와 달리 N 브랜드의 신차는 가격과 차급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국산 고성능 차의 대중화는 이때부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체가 시장이 크지 않은 고성능 차를 만들어 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부가가치가 높은 것도 있지만. 자동차의 기본기 그리고 본능에 가까운 질주 성능을 과시하고 입증받으면 브랜드의 가치가 오르고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얻는 효과가 크다.

메르세데스 벤츠 AMG, BMW M, 볼보 폴스타, 미니 JCW, 아우디 스포트, 렉서스 F, 폭스바겐 R, 르노 RS, 포드 퍼포먼스, 닛산 니즈모 등은 유수의 브랜드가 모든 기술과 역량을 집약하고 있는 고성능 디비전이다. 토요타도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고성능 라인업에 포함하는 GR 스포츠카 시리즈를 최근 발표했다.

최근 독일 아우토반을 다녀왔다. 빌린차 피아트 티포(TIPO)는 아무리 강하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시속 170km를 넘기지 못했지만 1차로에는 시속 200km 이상이 됨직한 엄청난 속력으로 바람처럼 지나가는 차가 수두룩 했다. 상당수가 평범한 모델이어서 더 놀랐다.

인류 자동차 역사를 이끈 것도 있겠지만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자동차를 잘 만들 수 밖에, 그래야 팔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보인다. 제한 속도가 없는 수백 km의 아우토반을 엄청난 속도로 달려야 하고 버텨내야 하니까.

독일에는 뉘르부르크링 말고도 크고 작은 서킷이 100여 개 이상 된다. 일본도 20여 개, 미국은 셀 수 없을 정도다. 대부분 서킷은 전문 레이싱 대회 같은 것을 위한 것이지만 완성차 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곳도 여럿이다.

유럽 대부분의 브랜드가 도쿄에 가면 늘 가보는 토요타 메가웹 그리고 국내 유일의 BMW 드라이빙 센터와 같이 고객을 위한 시설을 운영한다.

   
최고 270km/h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제네시스 G70, 그러나 국내에서는 전용 서킷을 찾지 않으면 110km/h 밖에 낼 수 없다.

메가웹 그리고 BMW 드라이빙 센터는 늘 사람으로 북적인다. 메가웹도 그렇고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는 M 라인업을 포함한 모든 모델을 서킷에서 체험할 수 있다.  안전운전, 어린이를 위한 따위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은 G70 또는 스팅어, 또 앞으로 나올 N 모델을 산다고 해도 우리는 타고 놀 마땅한 곳이 없어서다. 최고 시속 270km의 제원을 가진 스팅어를 사도 법규를 지키면 우리나라에서는 절반도 안 되는 110km를 넘나드는 스피드 미터 게이지에 집중해 과속 단속 카메라의 위치를 살피는 ’걸음마’에 만족해야 한다.

그러니까 현대차가 G70의 최고출력, 최고속도를 자랑하면 그건 소비자의 약을 올리는 꼴이다. 기껏해야 시속 100km 언저리로 달릴 수밖에 없는, 또 고삐를 풀고 질주를 할 수 있는 마뜩한 곳이 없으면 이런 고성능 차는 또 그림의 떡이다.

즐길 수 있는 서킷 하나 없는 나라에서 내세울 일이 아니다. 지옥 같은 정체를 피해도 2시간 남짓을 달려야 빠듯이 닿는 인제스피디움, 출발을 생각하는 것부터 질리는 영암 서킷, 어지간한 배경 없이는 정문 통과조차 어려운 용인 스피드웨이 모두 대중과는 거리가 멀다.

타고 놀 곳이 없고 기회가 없으면 고성능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지배하는 현대차가 고성능 차 영역을 확장하고 팔 생각이라면 적어도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 10배 규모의 놀 곳을 만들어줘야 할 책임이 있다. 접근이 쉬운 수도권 서부에는 노는 땅도 많다.

김흥식 기자 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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