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공지능으로 질주하는 독일 자동차

  • 입력 2017.09.18 12:18
  • 수정 2017.09.18 12:4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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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 주행 거리 500km, 제로백 4.0초, 최고 속도 200km/h(BMW i 비전 다이내믹스), 5레벨의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스마트비전 EQ 포투), 음성으로 문을 여닫고 달리는 완전 자율 주행 모드(폭스바겐 I.D.크로즈)".

현장에서 바라본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도 독일 자동차의 막강한 경쟁력이 부동의 위치를 고수하고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전기차의 대중화, 완벽한 자율주행의 실현 그리고 인공지능을 통한 안전과 편의로 요약되는 미래 자동차의 비전을 모두 보여주고 이제 확산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선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EQ power’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2022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전기동력을 사용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사실상 순수 내연 기관을 모두 퇴출하고 전기 동력이 필요한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나아가 수소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전략이다.

IAA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 EQA는 두 개의 전기모터로 최고 출력 270마력, 최대 토크 51.0 kg.m의 강력한 힘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5초 이내에 도달한다. 벤츠는 또 자율주행차로 5개 대륙을 달리는 인텔리전트월드프로젝트와 인간의 간섭을 배제하는 5레벨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스마트비전 EQ 포투도 공개했다.

 

4.4kg의 수소로 최대 437km의 거리를 달리는 GLC 기반의 수소 전기차 GLC F-CELL도 처음 공개했다. 아우디 폭스바겐은 자율주행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IAA에서 아우디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일레인과 아이콘은 레벨4, 레벨5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 수준이면 자동차는 인간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게 된다. 따라서 일레인과 아이콘 콘셉트에는 스티어링 휠과 가속, 제동을 위한 페달이 아예 달리지 않았다. 아우디는 또 레벨3 A8의 상용화가 내년 이뤄질 것이라고 모터쇼에서 밝혔다.

여기에는 라이다 센서와 딥러닝 기술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고 아우디가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 지파스(zFAS)의 상용버전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시속 60km/h 이하의 속도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을 가능케 해준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23개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혔고 향후 5년간 60억 유로(7조 6500억 원)를 e-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9개인 전기차 라인업을 2025년 25개로 확장하겠다고 밝힌 BMW는 도심 이동 편의와 감성, 그리고 고성능 구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BMW가 모터쇼에서 선보인 아이 비전 다이나믹스는 1회 충전으로 600km를 달릴 수 있고 가속력(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4.0초, 최고 200km/h 이상의 속력을 낸다.

독일 빅3가 완전 자율 주행에 빠르게 다가가고 전기차의 확산을 위한 다양한 콘셉트와 양산차를 선보였지만, 국내 완성차는 ‘당장 팔 수 있는 차’에 집중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 쌍용차는 G4 렉스턴을 모터쇼의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i30N, i30패스트백과 프로 씨드 콘셉트로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나타난 유수 브랜드의 추세와 다소 거리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국내 완성차 가운데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코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 말고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구체적인 미래 구상과 전략은 전혀 없었다. 

현대차 그룹은 그동안 오는 2020년까지 수소 전기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차 제품군을 현재 14개에서 31개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그동안 밝혀왔다. 정의선 부회장도 엔비디아와 모빌아이 등을 직접 찾아가는 등 자율주행차 분야에 열성을 보였지만 이번 모터쇼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신차 개발에 걸리는 기간으로 봤을 때 새로운 콘셉트 정도는 그리고 구체적인 개발 일정 정도는 공개됐어야 했다. 자율주행을 젖히고 인공지능으로 달리는 경쟁사를 벌써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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